동물의 왕국 2_사자와 양 Pêle-mêle


사자와 양


Photo : by. Sorstalansag_i
Story : by. Jean de La Fontaine 
(Translated by Sorstalansag_i)
Adaptation : by. Sorstalansag_i
Picture : by. Sorstalansag_i
(협찬 : 내 사랑스러운 색연필)

* 본 포스팅은 라 퐁텐 우화 중 <이리와양(Le Loup et l'Agneau)>를 바탕으로 등장 '동물'만 바꿨음.
미스터도넛에서는 왜 이리 인형을 만들지 않는 걸까?



강한 자의 말은 언제나 옳다. 지금부터 그것을 증명해 보이겠다.

새끼양 한 마리가 목이 말라서 맑은 물가에서 물을 마시고 있었다.

배가 고픈 사자가 좋은 일을 바라면서 굶주림 때문에 여기까지 왔다.
"내가 마시는 물을 그토록 대담하게 더럽히는 놈이 누구냐?"
화가 난 사자가 말했다.
"겁을 모르는 너의 태도를 용서할 수 없다."

"사자님, 화내지 마세요." 새끼양이 대답했다.
"보세요, 전 사자님에게서 20걸음 이상 떨어진 아래에서 물을 마시고 있는걸요?
아무리 생각해봐도 제가 사자님 마실 물을 더럽힐 수는 없어요."
"더럽히고 있어."하고 잔인한 짐승이 말했다.

"게다가 나는 작년에 네가 내 욕을 했다는 걸 알고 있어."
"저는 그 때 태어나지도 않았었는데 어떻게 욕을 하겠어요?
전 아직까지 어머니의 젖을 먹고 있는걸요." 새끼 양이 대답했다.
"네가 아니라면 아마 네 형이었을게다."
"저는 형이 없어요."
"그렇다면 네 일가 중 누군가겠지. 너희들은 언제나 나를 욕해.
너희들, 너희들의 양치기, 그리고 개들까지 모두.

 그러니 복수를 해야겠다."
그리고 사자는 어린 양을 숲 속으로 물고 가 먹어버렸다.

별다른 소송과 절차도 없이.

 
  분명 저번 1학기 때 라 퐁텐 우화에 대해 배웠는데(심지어 시험 문제로 줄줄줄줄 쓰기까지 했는데, 정작 <이리와 양> 부분은 수업시간에 졸아버려서 잘 기억이 나질 않는다.(하지만 그 교수님은 정말 무적의 수면제셨다. 아, 현재진행형인가... 그래도 이번 학기는 지금까지는 잘 견뎌내고 있다.)

  라 퐁텐은 자신의 우화집을 당시의 왕자에게(누구였는지는 모름) 바치면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저는 이솝을 아버지로 하는 영웅을 노래합니다. 그의 이야기가 아무리 헛소리라고 하여도 교훈이 될 수 있는 많은 변하지 않는 진리를 담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에서는 무엇이든 말을 합니다. 물고기가 말하는 내용도 세상 사람 모두에게 관계되어 있습니다." 이처럼 라 퐁텐은 자신의 우화에 모든 사람에게 관계되는 보편적 진리를 담기를 바랐다. 특히 우화(fable)의 어원이 되는 라틴어(!) fabula(1군 여성 명사로군요-_-;;)가 '말' 중에서도 '인간적 원천에서 벗어난 말', 즉 '신의 입에서 나오는 말'을 지시한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fable를 '동물을 통해 이야기한다'라고 정의하면 극히 부분적인 정의가 되어버린다.

  라 퐁텐 우화에는 이솝 우화와 구별되는 굉장히 독특한 특징이 있다. 우화에 등장하는 인물들(동물, 사람, 바람, 기타 등등, 등장하는 모든 대상들) 사이에는 항상 위계관계가 존재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지배자와 피지배자를 상정하는 위계관계는 역전될 수 없는 관계가 아니며 대개의 경우에는 우화가 진행됨에 따라 이 관계는 '결핍의 상태와 질서의 파괴'를 '결핍의 해소와 질서의 회복'으로 이동시키면서 슬그머니 역전되어 버린다. <이리와 양>에서도 분명 가시적인 힘의 관계는 이리를 지배자의 위치에, 새끼 양을 피지배자의 위치에 놓지만 궁극적으로 양은 공동체 생활을 통해 일종의 '문화'를 이룬다는 점에서 어두운 숲 속에서 혼자 사는, 말 그대로 '자연적'이고 다른 말로 하자면 본능에 충실한 이리보다 우위에 서게 된다.
  또한 라 퐁텐이 주는 교훈은 이솝 우화가 주는 교훈처럼 항상 권선징악에 기초한 것은 아니다. 프랑스 민담들이 대체로 그러하듯이(*) 무서울만큼 현실적이다. 이솝 우화의 <매미와 개미>는 개미처럼 부지런히 일하라는 교훈을 주지만 라 퐁텐 버전의 <매미와 개미>에서는 매미와 개미 모두 비판의 대상이 된다. 한 마디로 말하면 '개미야, 넌 참 재수 없어' 이 정도...? 그런가하면 라 퐁텐의 <까마기와 여우(여우가 까마귀한테 아첨해서 입에 물고 있던 치즈를 떨어뜨리게 한다는 이야기)>는 '아첨하는 말에 귀 기울이다가는 큰 코 다친다'라는 교훈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근데 사실은 까마귀는 앞으로도 아첨꾼을 경계하지 않을 거야'라는 내용까지 포함한다. 그리고 <이리와 양>이 주는 교훈은 무섭게도 '관념 상에서야 정의가 이기겠지만 현실에서는 힘 센 사람이 항상 옳아'이다. 루소가 <에밀>에서 라 퐁텐 우화를 비판했을 만 하다. 우화 속이 교훈은 아이들이 이해하기에 너무 어렵기 때문에 아이들은 우화를 읽으면서 그저 허황된 이야기만 얻어간다는 것이다. 왠지 공감이 가는 말이다. 

* 로버트 단턴이 한 프랑스 민담 분석은 아주 기가 막힐 지경이다. <고양이 대학살>(로버트 단턴 지음)은 꼭 한 번 읽어볼만한 책이다. 단, 논문을 번역해 놓은 것이라 한국어로 읽으면 문장이 좀 많이 껄끄럽다.


* 덧 : 이걸 본 동생 왈, "저 놈의 양이랑 사자를 갖다 버리던지 해야지, 참..."    안돼.....!

덧글

  • 2009/11/02 23:13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sorstalansag_i 2009/11/02 23:16 #

    우리 귀여운 폰데라이온한테 그러지 마...! 안 씻어줘서 때가 꼬질꼬질 타긴 했지만 그래도 얼마나 귀여운데...!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