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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번째 이야기_사랑비

  글쓰기 특강을 들으러 백양로를 따라 올라가고 있는데 노천극장이 이상스레 소란스러웠다. 제목은 알 수 없는 god 노래가 줄줄이 이어지는데, 이상하게 노래 부르는 사람 목소리가 김태우 목소리랑 비슷했다. 음향 효과며 학교 내에 천막을 드글드글 쳐 놓은 거며, 풍선까지 띄워놓은 모양새가 심상치않긴 했지만 그저 학내 밴드에서 노천극장 빌려서 공연이라도 하는 모양이라고 단순하게 생각했던 나는 친구한테 "노천극장에서 정체모를 공연하는데 노래 부르는 사람이 김태우 모창 진짜 잘해"라고 문자를 보내면서 가던 길을 계속 갔고 연희관에 도착했을 즈음에는 모창의 달인님께서 김태우의 '사랑비'를 부르기 시작했다. 세 사람의 숨소리가 침묵을 지배하는 강의실에 앉아 넋을 빼고 노래를 들었다.

  TV, 라디오와 워낙 멀다보니 최근 유행하는 가요를 들어볼 기회는 길거리를 걷는 시간이 전부나 마찬가지이지만 사실 걸을 때에도 주변에 별로 신경을 쓰지 않고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걷는 탓에, 그리고 관심이 없는 것은 잘 기억하지 못하는 탓에 최근에 나온 가요는 거의 알지 못한다. 기껏해야 '아, 이 노래 전에 동생이 흥얼거렸었는데?'라고 어렴풋이 떠올리는 정도? 하지만 김태우의 '사랑비'는 목소리가 좋아서 그런가, 노래 자체가 좋아서 그런가 이상하게 기억에 남았다.(비록 이 노래가 김태우가 부른 '사랑비'라는 노래라는 걸 알게 된 것은 한참 후의 일이지만.) 동생이 아이팟을 업데이트하지 않아서 즐겨듣고 뭐하고 할 일은 없지만 그래도 요즘도 길을 걷다가 이 노래가 나오면 (내 기준에서) 귀를 쫑긋 세우고 들어준다.

  노래가 끝나고 나서 인터넷에 접속해서 확인해보니 노래 부른 사람은 진짜 김태우였다. 김태우, 이소라, 또 누구더라 하여간 '몇몇' 가수들이 출연한 콘서트였고, 출연진들이 다함께 god 노래를 부른 거였으며, 진짜 김태우가 진짜로 '사랑비'를 부른 거였다. 음, 본의아니게 좋아하는 노래를 라이브로 들은 거구나... 하지만 라이브보다는 그냥 녹음된 노래가 더 좋더라.

  그리고  밖에는 쏴-, 누군가의 사랑비가 되었을 빗소리가 들리고 있었다.

덧 : 쓰던 레포트나 마저 써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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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GG 2009/11/02 22:56 # 삭제 답글

    기ㅁ태우ㅜㅜ 나도 보고 싶은데
  • sorstalansag_i 2009/11/02 23:00 #

    나도 보지는 못했다, 뭐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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