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que-nique, 그리고 장염 ├ S1. 2010-2011

  Picque-nique, au bois de Boulogne. 아침에 비가 오길래 Jacinta에게 여전히 소풍 계획 진행이냐고 물어봤더니 그렇다고 해서 배가 아파 하루 종일 먹은 거라곤 약밖에 없으면서도 소풍은 또 간다. 무엇이든 하지 않으면 프랑스에서의 하루하루가 너무 심심하고 plat해질 것 같아서이다.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삶이 비난받아서는 안되면서도 무슨 일이든 하고 있지 않으면 죄책감이 드는 것은 프랑스에 와서 생긴 기묘한 습관. 모두가 일어날 때 쯤, 카페라도 가자고 하는 걸 피곤하다고 둘러대고 집으로 돌아왔고, 운동을 나갔다가도, 집으로 돌아온다고 해서 딱히 무슨 수가 생기는 건 아니면서도 배가 아파 돌아왔다. 결국 내일 죽을 끓이기 위해 찹쌀과 기다란 타일랜드 쌀을 섞어 물에 불려놔야만 했다. 양악 수술을 하고 나서 두 달간 죽만 먹던 것이 진절머리가 나서 그 때 이후로 다시는 죽을 먹지 않겠다고 꼭꼭 다짐했는데, 타지에 와서 아프면 별 수가 없음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되는 것이다. 스트레스 때문에 찾아온 장염일 가능성이 99%이지만 혼자 아프다는 사실 때문에 배도 더 아픈 것 같고, 그래서 나답지 않게 배 아프다고 칭얼거리는 밤은 오슬오슬 춥고, 또 길다.

덧글

  • arrogantduck 2011/05/16 10:49 # 답글

    진짜 아플 때 혼자잇으면 너무 힘들고 외롭더라

    내가 마음만은 파리로 날라가서 토닥 토닥 해줄게
    근데죽은 못끓여줘

    내 손이 파괴의 손이라 미안
  • Paris rêveur 2011/05/16 15:18 #

    파괴의 손ㅋㅋㅋㅋㅋ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