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아버림 └ S2. 2012-2013

어렸을 적에는 21세기가 되면 세상이 완전히 달라질 줄 알았고, 20대의 나는 뭔가 대단한 사람이 되거나, 적어도 멋진 어른이 될 거라고 생각했었다. 2라는 숫자에는 무언가 미신적인 면이 있었던 모양이다. 하지만 21세기가 되고 13번째의 해가 지나고 있는데도 세상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고, 나의 20대는 절반이 지났음에도 나는 내가 상상하던 수많은 나의 모습들 중 그 무엇도 아닌 채, 프랑스의 기숙사 복도를 목욕바구니를 들고 왔다갔다 하는 하나의 동선에 불과하다. 나는 낡아버렸다. 20대를 절대 오지 않을 어떤 날처럼 여기던 초등학생의 나나, 이끌리듯 하루를 살아가는 25세의 나나 세상에서 차지하는 무게는 다르지 않은데 나는 이렇게 낡아버렸다.

덧글

  • 오리다앙 2013/05/06 21:01 # 삭제 답글

    페이스북이라면 좋아요라도 눌러줄텐데...
  • Paris rêveur 2013/05/07 20:53 #

    훗, 이중적인 의미의 좋아요 따위ㅋㅋㅋ
  • 오리당 2013/05/10 19:13 # 삭제 답글

    사실은 좋아요가 아니라 맞아요겠지우ㅜ
  • Paris rêveur 2013/05/11 17:36 #

    맞는 말이야ㅎㅎ 요기엔 나도 "맞아요"의 의미에서의 좋아요를 꾹 눌러주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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