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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꿈이 손가락 사이로 모래처럼 빠져나가기 전에

  어제 10시 반에 누운 후로 3시 반쯤 한 번 깼을 때도, 5시 반에 맞춰놓은 알람 소리에 깼을 때도 아무런 꿈도 기억나지 않았지만 일어나려던 계획은 멀찍이 밀쳐두고 다시 잠이 들었을 때에는 이미 7시 반까지 거나하게 꿈을 꾸어야만 했기 때문에 그 drôle하고 bizarre한 꿈을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기 전에 잡아두려고 적어둔다.&nbs...

꿈에

   꿈에서 너를 보았다. 아니, 너의 꿈을 꾸었다. 나의 꿈속에서 너는 커다란 중심이 되어 살아있었다. 모든 꿈이 그러하듯 명확한 시작도, 끝도 없는 너였지만 너는 내 시선의 끝에 언제나 걸쳐져 또 다른 대상이 되었다. 꿈속에서 나의 말은 너의 언어였고, 너의 말은 나의 언어였다. 참 이상한 일이지. 갑자기 깬 꿈의 밖에서도 너는 따...

반복되는 꿈

  자꾸만 이사를 가는, 비슷한 꿈을 꿔.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너의 동네, 한 번도 본 적 없는 또 다른 너의 주인집 내외,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또 다른 너의 하우스 메이트들, 한 번도 상상해본 적 없는 또 다른 너의 방. 꿈 속에서도 이게 꿈이란 걸 단박에 알아차릴만큼 황당무계한 꿈이지만 나는 꿈 속에서 또 한 번 그 자리에 앉아 계약...

Paris, Seine 강변에서 고서적상점을 하는 것이 좋겠어.해가 잘 드는 날이면 간이 의자를 펴고 앉아 모든 책들을 할 권 한 권 읽어내는 거야.책이 한 권도 팔리지 않아도 괜찮아.그 책은 애초에 날 위한 것일테니.그러다 책읽기가 지루해지면, 그 땐 Pont des Arts에서 마지막 해를 몇백번이고 보게 될거야.어제의 해는 오늘의 해와 같지 않고,...

비오는 날, 꿈, 노란 우산

  얼마 전부터 꿈에서, 자꾸만 낮에 있던 어떤 장소로 돌아가곤 한다. 강의실로, 연구실로, 지하철 안으로, 버스 안으로. 그리고 꿈 안에서의 일상적인 공간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너무나 일상적이기에, 오히려 그 사실이 꿈 속에서, 꿈 속에서만 가능한 허무맹랑한 일을 하는 것보다 훨씬 더 허무맹랑하게 느껴진다.   강의실에서 열심...

꿈에서

  사람들은 나에게 무심하다고 말한다. 어쩌면 참 담담하다고, 아니면 무덤덤하다고, 그것도 아니라면, 쿨한 걸지도 모르겠다고. 사실 내가 정말로 무심하다거나 담담하다거나 무덤덤하다거나 쿨한 건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내가 매달려있는 부표가 파도에 잘 흔들리지 않을 뿐이라고 생각하지만, 어쩌면 그냥, 정말정말 단순하게 ...

  꿈에서 내가 직시하지 못했던 나의 트라우마와 나의 id와 나의 ego와 나의 superego를 모두 만났다. 잊혀졌던 무수한 이름들과 얼굴들이 해마의 살갗을 찢고 튀어나왔고, 꿈 속의 나는 내가 알고 있는 나이기도 했지만 동시에 내가 아니기도 했다. 깨고 나서 다시 생각해보니 그건 id이기도 했고...

what's your dream?

  우여곡절 끝에 장학금 신청 서류를 간신히 시간에 맞춰 내고 집으로 돌아오는 전철 안, 고등학교 때 담임선생님과 문자를 하다가 선생님께서 느닷없이 "넌 꿈이 뭐니?"라고 물어보셨다. 나한테 무슨 대학생이 고등학생처럼 열심히 사냐고 그러셔서 시간표를 전공과 라틴어로 꽉 채우면 바쁠 수 밖에 없다고 대답하고 난 직후였을 것이다. 내 꿈이 뭐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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